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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신지요?
겨울을 재촉하는 강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최근 이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 바람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을 썰렁하게 하는 여러 정부의 정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수도권 규제완화'를 둘러싼 논의는 그 핵심에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정희준 교수님께서 모일간지에 좋은 글을 게재해 주셨네요.
읽기 쉽고, 내용도 알찬 글이라 여기에 소개합니다.
우리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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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중앙집중화 이대론 안된다] 속지 말자 '국가발전' /정희준
고통분담 명목 지방 희생 강요…종부세 폐지로 지역 생존경쟁
우리는 '인식'하면서 '오인'한다. 알고는 있는데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재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이러한 착각에 해당한다. 우리는 재벌이 우리를 먹고 살게 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IMF 이후 이들은 오히려 떼돈을 벌었다. 지난해 10대 재벌의 현금성 자산은 33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1%나 늘었다. 그러나 이들은 해외투자, 인수합병에만 골몰할 뿐 국내 설비투자나 고용에는 눈을 돌려 버린다. 그러면서 대형할인점을 앞세워 재래시장 등 지역 상권을 침범했고 그것도 모자라 동네에는 중형슈퍼마켓을, 골목길엔 편의점을 흩뿌려 영세상인들을 '소탕'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 착각은 우리가 뽑은 일꾼들이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선거기간 한 달 동안 자신의 '나와바리'에서 열심히 허리운동, 팔운동을 한다. 우리들의 '머슴'이 되겠다면서. 그런데 정작 서울 보내놓으면 나머지 4년11개월간 지역엔 군림하면서 서울서는 '딴짓'을 한다. 최근 "수도권 규제완화에 찬성한다"는 지역의 4선의원도 등장했다던데 지역에 와서 그런 소리를 할 정도면 우리는 결국 '서울공화국'의 '충복' 정도가 아니라 '주구'를 뽑아 놓은 꼴이다.
21세기 들어 우리 지역인들이 꿈에서라도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국가발전에 대한 환상이다. '국가발전'이란 수사는 언제 등장하는가. 국가가 국민에게 분발을 요구할 때, 서민과 중산층에게 고통분담을 권할 때다. 최근엔 감옥행의 위기에 처한 재벌총수들이 읍소할 때 '국가발전에 기여' 운운하며 잘도 써먹는다. 그런데 최근 '국가발전'의 새로운 용도가 나타났다. 바로 지역에 희생을 강요할 때, 즉 국토균형발전을 폐기하고 수도권규제 완화를 밀어붙일 때 앞세우는 것이다.
중앙의 정부와 재벌, 그리고 여기에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들까지 합세해 '지방죽이기'에 나섰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면 상식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균형발전이 정답일 터이다. 그러나 정부·재벌·정치인이 형성한 삼각동맹은 수도권에 집중투자하면 그 이익이 지방에까지 흘러내려 간다는 이른바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효과'를 강변하며 밀어붙이고 있다. 지방은 일단 희생하고 수도권 잘되면 떡고물 나눠주겠다는 얘기다. 그럼 우리는 기도나 하고 있으란 말인가.
국가발전은 속임수다. 저들이 이야기하는 국가란 영토적 개념에 근거한 '대한민국'이 아니다. '국가란 지배계급의 지배와 권력의 영속화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철 지난 이야기가 작금의 상황에 여지없이 들어맞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들은 '부자프렌들리'한 세제 개편을 폭탄처럼 투하하고 1%의 계급 재생산을 위한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도 모자라 우리 지방까지 자신의 번영을 위한 제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한국사회 '중앙 대 지방'의 문제는 그래서 계급의 문제로 환원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권층 및 수도권 우선정책의 결정타가 바로 종부세 폐지다.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가 지역 간 격차가 '지역의 계급화'로 악화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헌법만큼 고치기 어렵게 만든 정책이었다. 그러나 '국가기관' 헌재의 결정 '한방'으로 인해 종부세 대상자의 94%를 차지하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만세를 부르고 지방은 초상집이 됐다. 부실펀드에 눈물짓는 개미투자자들이 산더미 같은 이때 이들 수도권 특권층은 원금에 이자까지 받는 최고의 금융상품을 선물받은 꼴이고 지방은 당장 내년 1조5000억 원, 부산만 1230억 원이 날아간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손실은 이제 지역의 서민, 중산층이 메워야 할 판이다.
종부세 무력화의 과정도 들여다보면 참으로 고약하다. 강만수 장관이 야인 시절 종부세 때문에 고생했던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발동이 걸리더니 결국 9명 중 8명이 종부세 대상자인 헌법재판관들에 의해 '시체'가 됐다. 또 그 최대 수혜자는 바로 현 정부의 실세들로 고위공직자 105명 가운데 무려 75명이나 된다. 서울 특권층의 개인적 경험에 의해 정책이 추진되고 이를 특권층이 결정하며 그 혜택은 수도권 특권층이 받게 되는데 정작 그 뒷감당은 지방이 해야 하는 빛나는 입법사례다. 강준만 교수의 최근 저서 '지방은 식민지다'의 제목이 좀 과장됐다고 생각하는 분들, 이제 다시 생각하시라. 신자유주의시대, 상생은 없다. 전쟁이다.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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