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로수 은행잎들이 어느새 노오랗게 물들어 있는 만추의 계절입니다.
2학기 수업도 이제 종반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이론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단락이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토론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로스쿨 보고서제출시한(30일)이 다가와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가능한 한 수업은 충실히 진행하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휴강이 되면 보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의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한 시기입니다만, 여러분들은 동요하지 말고 자신의 계획대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레포트에 관한 채점을 모두 마쳤습니다.
전체적인 강평을 한 뒤에 소감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전체적인 총평
한 마디로 책의 '내용이 어럽다'는 것과 하지만 '고민해서 정리해 본다'라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인지 모두들 책의 내용을 "대충"옮겨 놓고 "대충"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장을 선택하게 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내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기회에 지방자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뭔가 전공과 관련된 교양서적 하나 정도는 진지하게 읽어 볼 시간을 요구했던 것입니다.
"대충"작성한 글은 "바로"표가 납니다. 점수를 받기 위한 거짓 소설은 금방 소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읽은 글을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지혜는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 속에서 싹터는 법입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읽은 부분을 곰곰히 한번 음미해 보길 권합니다.
2. 개인적인 소감과 부탁의 말
(1) 글은 자신의 얘기를 써야 합니다. 처음 도입부터 자신의 글인 글은 끝까지 읽어봐야 겠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따라서 도입부분을 일상적인 표현으로 하지말고, 차별화 해야 합니다. "이 책은 내가 지금껏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가 없었다. 전공서적이라는 것도 있었지만 지방자치가...."라고 하는 식으로 솔직한 자기표현을 해야 진솔한 맛이 나고 글이 살아납니다.
(2) 100여명이 쓴 레포트 중에서 저자의 지방자치관을 비판한 이는 딱 한명 있었습니다. 왜 모두 저자의 입장을 옹호해야만 합니까? 담당교수와 생각이 왜 모두 일치해야 합니까?
지방자치의 실시와 제도문제는 합리적인 법리의 해석과는 다른 가치판단의 문제인 만큼 이제도에 대한 비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역서에는 제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혁신적인 내용을 너무 많이 담고 있어 오늘날 일반적인 가치로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으시는지요?
건전한 비판을 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은 글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비판 내지는 자신의 견해가 없는 일반적인 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3) 필체도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솔직히 필체만 보면 읽고 싶지 않은 글들이 상당 수 있었습니다. 채점자로 하여금 선입관을 가지게 하는 문제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격을 반영하는 것이 글씨체이기도 한 만큼 부지런히 많이 연습해야 합니다.
1학기에 이어 2학기에 와서 여러분들을 바라보면 많이 성장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변해가는 계절만큼 여러분의 성장도 눈에 보입니다.
깊어가는 가을만큼이나 자신을 생각하고 미래를 고민해 보는 진지한 우리 법대생이 되어주길 간곡히 바랍니다.
여러분과의 만남을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설레입니다.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오후에
연구실에서
최우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