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산일보(2008년 8월 9일자) 기고문

작성자 : 최우용

날 짜 : 2007-08-09 오후 4:53:00 (조회 :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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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업무추진비 공개와 열린 행정
/ 최우용 동아대 법학부 교수


최 우 용 동아대 법학부 교수

공무원의 업무추진비가 시민단체와 언론의 노력으로 공개됐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와 부산일보가 지난 4월 17일부터 2개월여에 걸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시의회를 포함한 59개 기관장의 2006년도 업무추진비의 내역을 분석하고 평가한 뒤, 그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업무추진비에 대한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보도는 우리 행정의 민주화를 위한 진일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청구과정에서 나타난 담당 공무원의 자료협조 불성실, 제출된 자료 중 일부자료의 고의누락, 담당공무원들 간의 공개수위의 사전 조정 등은 정확한 분석을 위한 걸림돌이었다.

이번 업무추진비 공개를 통해 나타난 문제점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소위 공무원이 공무원을 접대하는 '관관(官官)접대'라고 생각한다. 공개된 내역을 보면, 전체비용의 약 53.6%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출되고 있었는데, 이는 시의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공무원이 공무원을 접대한다는 것은 상식선에서 생각해 보아도 이해가 안 될 뿐더러, 그 내용도 식대를 시작으로 각종 격려금, 선물비용 등의 명목이어서 시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행정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조장하는 큰 원인이 될 수 있고, 대내적으로는 법과 원칙에 의한 행정의 집행보다는 상호 간의 인정에 의한 행정으로 변질될 수 있어 법치주의의 근간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일본의 경우도 90년대 후반부터 업무추진비를 공무원들 사이의 술 접대, 선물제공, 경조사비에 과다 지출해 주민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사회적으로 홍역을 겪었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재판을 통해 일본 최고재판소는 업무추진비의 기준으로, 직무 및 외부적 활동과 연관이 있어야 하고, 내부적인 지출 즉 관관접대는 허용되지 않으며, 지출하더라도 사회적 통념의 범위 내에서 지출돼야 한다고 해 일반기준을 제시해 주었다. 또한 중앙행정부서도 공무원들 간의 접대는 일체 금지하는 내용의 지침을 정해 사용하고 있다.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행자부는 내부 지침을 변경, 업무추진비사용에 대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는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통한 또 다른 성과라 하겠다. 제도적인 정비와 자율적인 정화노력이 동반될 때 지금과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업무추진비의 사용은 사라지게 되리라 본다.

국민은 행정업무에 대해 '알 권리'가 있고, 행정부는 업무에 대해 국민에게 '알려주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물론 시민의 생명, 재산, 프라이버시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정보는 대외비로 인정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행정정보는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공개돼야 한다. 이는 곧 국민의 신뢰로 이어지고 이 신뢰는 행정을 집행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번 기획탐사보도를 통해 향후 각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의 개선과 함께 사용내역 등의 적극적인 공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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