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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의 대법관 1인당 연간 소송부담건수가 2005년 기준으로 1,800여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경악할 수치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이른바 '심리불속행제'라는 제도를 통하여 민사판결의 60%정도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더라도 심리도 못하고 기각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인식위에 사법분권의 차원에서의 고등법원상고부설치에 관한 세미나가 있었고 여기서 토론한 저의 토론문을 게재합니다.
이제 행정의 분권을 넘어 드디어 사법의 분권문제까지도 제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지방의 위기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웅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토론문에서, 직역이기주의의 발상에서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사법분권의 차원에서의 고등법원상고부설치를 주장하였습니다.
아래는 지난 6월19일 부산지방변호사회와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 주최의 세미나에서 토론한 저의 토론문 전문입니다. 관심있으신 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토 론 문
동아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법학박사
최 우 용
먼저 귀한 자리에 토론의 기회를 주신 지방분권국민운동 상임의장이신 황한식 교수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발제문을 받은 순서대로 장준동 변호사님의 발제와 이국운 교수님의 발제에 대해서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Ⅰ. 장준동 변호사님의 논문에 대하여
1. 서
장변호사님은 일찍부터 부산지방변호사회의 개혁과 대한변협회장선거의 직선제 를 주장하시는 등 법조계의 잘못된 여러 관행을 개선하려고 하는 소신 있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논문을 읽고 학문적 자질까지 겸비하신 것을 알고 토론에 임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방면에서 사법부의 개혁을 위해 노력하시는 장변호사님의 노고에 우선 치하를 드립니다.
장변호사님의 글에 대해 전체적으로는 이견이 별로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부산에 고등법원상고부 설치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自力更生의 필요도 있는 만큼 발표하신 논문에 대한 확인 및 의문점을 몇 가지 질문하고자 합니다.
2. 질문의 내용
(1) 대법원상고부 설치의 필요성에 대한 비판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입니다.
장변호사님의 논문 17면을 보면 대법원상고부 설치는 “국민의 사법서비스 수준제고”에 첫 번째 필요성이 있다고 하고 계십니다. 이는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행 대법관 1인당 부담건수가 1,800여건에 이른다는 사실을 모든 국민들이 안다면 경악을 금치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심리불속행’이라는 것이 민사판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는 상황입니다.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의 제정에 의하여 상고심리에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지 않은 상고사건에 대하여서는 상고심리를 속행하지 않고 기각하는 이른바 審理不續行制를 도입하여 1994.9.1.부터 시행한 것이 바로 이 심리불속행제도입니다. 심리도 하지 않고 기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소법개정사에서 상고제도만큼 부침이 거듭되고 동요가 심한 것은 없었습니다. 통상상고제-특별상고제-허가상고제-통상상고제-상고심리 불속행제로 변모되어 온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심리불속행이라는 제도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 제27조의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만, 왜 이러한 제도가 그 동안 법조계내에서 인용되고 있었는지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2) 일전에 고등법원 소재지 하에 상고부를 설치하자는 안이 이슈가 되었을 때, 모 인사의 지역법조인에 대한 폄하발언이 지역법조계를 자극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언의 내면에는 법조인 내부의 서열주의 내지는 성적주의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고, 시험성적과 연수원성적이라는 단편적인 성적이 이후의 법조인의 모든 것을 평가해 버리는 웃지 못 할 우리의 후진적 법조문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불식시키고 지역의 법조인도 서울의 법조인 못지않은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역법조계의 자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 없이는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지 않겠나 하는 우려가 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한 나름대로의 대안(장변호사님의 안이든지, 부산변협의 안이든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능하다면 이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3) 다음은 좀 더 솔직한, 그러나 분명 확인하고 넘어가야 될 부분에 대해서 질의하고자 합니다. 국민들에게는 고등법원상고부 설치의 문제가 지역변호사들의 직역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왜곡되어 받아들여질 우려가 저는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 동안 우리 법조계가(이국운 교수님의 글에도 있습니다만, 귀족적인 형태의 직역을 유지하고 지방분권 본연의 사법분권과는 거리를 둔 자세를 견지했다는 점에서) 지역과 유린된 ‘당신들의 천국’으로 운영되어 온 점도 상당히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현 시점에서 지방분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부산의 법조계가 지방분권 내지는 사법부의 분권을 위해 얼마나 역할을 해 왔는지에 대한 자성이 우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성의 위에 큰 틀에서의 사법분권과 지방분권의 흐름 속에서의 고등법원상고부의 설치문제가 논의가 될 때 오늘의 주제인 ‘고등법원상고부’설치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질문을 드린다면, 이국운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큰 틀에서의 사법계의 지방분권, 즉 국가사법과 자치사법의 연계 및 지역에서의 법조인 선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4) 마지막 질문입니다. 고등법원상고부 설치에 대한 반대론자의 반대주장에는 지역법관들과 지역과의 유착관계를 우려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에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지역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지역의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마련은 되어 있는지요?
3. 소결
모두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큰 틀에서의 장변호사님의 논지, 즉 고등법원상고부의 설치에는 찬성을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는 바입니다. 이는 사법부라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권력(이점에 대해서는 이국운 교수님의 글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과 이를 구성하는 조직의 변화에 관한 문제라 더욱이 중요한 논점이기는 합니다만, 이제 우리 법조계도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국민적인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법조계 자체의 아니 우리 부산지역 법조계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직역다툼 보다는 지역에 봉사하고 주민의 인권보호에 우선적으로 앞장서는 선진 법조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지날 6월4일 전국지방변호사회 명의로 발표된 성명에는 "고법 상고부 설치 관련 법률안은 지방주민들로 하여금 소송비용과 시간낭비를 줄이는 등 국민 소송 편의를 위해 마련된 사법제도개혁"의 일환의 하나라는 명제를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점에 대해 장 변호사님은 "상고부 설치가 무산될 경우 심리불속행 판결이 대법원 판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소송 당사자로서는 3심인 상고심을 졸속으로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상고심을 위해 서울을 찾는 지역 주민들의 소송비용과 시간낭비는 여전해 시대적 조류인 지방분권화 이념에도 역행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바로 이러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입장에 선’ 상고부설치논의가 진전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상고부설치에 대한 필연의 주장에 이어, 심층적인 대안의 마련이 있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Ⅱ. 이국운 교수님의 논문에 대하여
이 교수님께서 평소 주장하시는 사법개혁과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여러 글과 세미나 등을 통하여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몇 가지 의문이라기보다는 의견을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1) 먼저 머리글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법적 초집권주의’의 경향에 대한 비판부분입니다. 이교수님 글의 일부분은 인정을 하고 또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만, 저는 우리 국민의 사법부에의 과다의존, ‘법대로 해 보자는’ 사고가 이교수님이 분석하신 87년 이후의 민주화와 97년 이후의 IMF체제 이후의 신자유주의에 근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우리가 완전한 법치주의, 법 아래의 모든 이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절차적인 과도기 현상’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정치와 행정이 분쟁을 보이면 바로 법원과 헌법재판소로 몰려가는 것이 사법부의 중앙집권화를 이루었다고 분석하시지만, 저는 오히려 사법부가 권력과 정치가 충돌하는 현장으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닌지, 설사 중요한 결정들을 통하여 국론분열의 위기를 막기는 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야기된 무리한 이론들로 인하여 헌법과 법률 그리고 사법부의 권위가 오히려 무너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2) 다음으로, 이 교수님은 국가사법과 자치사법을 연계하여 거시적인 연방제의 헝태로까지 논의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방안에 관한 분석은 이교수님다운 예리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3단계에서의 자연스런 지방자치와의 연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단계에서 자연히 따르는 법조인양성과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역시 주민자치라는 기본적인 자치의 입장에서 보면 연방제를 통한 사법분권과 지방자치의 완성은 생각하는 바에 따라서는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즉 사법자치라는 입장에서는 연방제적 성격이 더 어울릴 수 있지만, 행정의 분권이라는 측면에서는 연방제는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법과 행정 및 정치의 분권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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