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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랜만입니다.
두 번째 소식을 올리고 정말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 동안 있었던 일들, 생각했던 것들이 많았습니다만, 오늘은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 방학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했던 시카고(chicago) 여행 때 찍은 사진 몇 장 올려 놓겠습니다(처음으로 가족들 사진도 공개합니다.
1. 하나의 결실
그 동안 오랫동안 미루어 왔던 번역서를 완역했습니다. 방학이 시작되어 모두들 여기저기 여행을 떠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뭔가 분위기 전환을 할 필요도 있고,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작업이기도 하여, 일주일 간 정말 열심히 토요일도 학교에 나오면서 번역작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원서제목은 '시민자치의 헌법이론'이라는 일본 마츠시카교수가 쓴 조그마한 단행본 입니다. 사실 저의 자치, 분권사상을 일깨워준 책이기도 하고, 항상 읽을 때 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책이라 오래전 부터 번역을 조금 씩 해 왔는데, 이번에 마음먹고 정리를 하였습니다. 이제 나머지는 출판일이 남아 있습니다만, 이 또한 제법 시일이 걸릴 것도 같고, 또 제가 미국에 있는 관계로 아마도 내년 초나 되어야 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가중심의 헌법관과 기존의 통설중심의 행정법이론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새로운 시민중심의 헌법관과 행정법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당시 일본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일으켰던 문제의 서적입니다.
전후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층을 대변해 왔던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나온 것으로 관심있는 분은 원서로도 한번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헌법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국가의 것인가, 시민의 것인가"를 끊임없이 이 책은 묻고 있습니다. 답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현 헌법해석과 행정법해석이 그렇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이 책은 집요하게 이의 제기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민의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인권을 위한 지자체의 혁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들에 대해 내년 자치법시간에 다시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고 또 토론도 함께 해 보았으면 합니다.
2. 국적문제에 대하여
새 국적법의 개정으로 이곳에서도 한 동안 국적포기문제가 방문학자들간에 이슈가 되었습니다. 의외로 많은 자녀들이 미국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관한 처리문제로 많이들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저 자신은 전방에서 *뺑이 치다가 제대한 육군병장입장이며, 아버님 또한 민족과 국가을 위한 고귀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계시는 6.25참전용사 출신인 국가유공자이십니다. 또한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입장이지만, 두 아들을 반드시 군에 보내겠다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를 먼저 밝히고 이에 관한 저의 간단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여러가지 상황과 입장들, 그리고 사고들을 접하게 되면서 이 문제는 결코 간단히 마무리 할 수 없는 문제임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일부의 원정출산에 대한 제재와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함은 국민전체적 정서를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정부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만, 역시 그 방법의 세렴됨에 있어서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저의 솔직한 생각입니다.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속에서, 이러한 세계사적인 흐름(어쩔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되, 우리 민족의 자존과 번영을 더욱 공고히 국제적으로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대승적 차원의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애매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어린 아들의 문제를 그 부모로 하여금 결정케하는 사실상의 결정단계의 문제도 그러하거니와,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동포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는 신중히 고려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우익분자들에 대한 질타는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선량한 일본 시민들을 우리가 적으로 삼을 필요가 없듯이, 이 법은 너무 많은 이들을 적으로 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국민화합적인 측면에서도 걱정이 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시행에 있어 문제점들의 개선과 보완이 이루어지길 바라마지 않을 뿐입니다. 또한 한 곳으로 모는 듯한 언론의 흐름에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행간을 읽을 수 있는 우리 동대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와 같은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은 정반대의 정책을 펴 오늘날 현재와 같은 국가를 건설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지 않을까 합니다.
다음으로 여러분에게 꼭 전하고 싶은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저의 생각과 이곳 로스쿨에 대한 여러가지 저의 생각입니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회에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주 전부터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밤엔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어, 저녁에는 한국에서 못다 읽은 '태백산맥'을 읽고 있습니다. 염상진이 생각했던 미국이라는 나라, 김범우가 겪었던 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하면서 태백산맥을 읽고 있습니다. 그 책의 어떤 부분에 있었던 '인디언의 씨를 말려버린 잔인한 국가, 전 세계를 물량주의적 자본주의로 재편하고자 하는 음모를 가진 제국주의자들의 나라'라는 말을 새삼 깊이 있게 새겨봅니다.
이 넓은 초원을 뛰어 놀던 인디언의 후예들은 다 어디에 갔는지, 노예선을 타고 온 그 후예들은 지금 높은 사회적(법적이 아님), 현실적 인종차별 속에서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궁굼해 지기도 합니다. 이 곳에 온 뒤로 많은 흑인들이 힘을 내어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그 들 스스로 충실한 삶을 영위해 나가기를 많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2의 마틴 루터 킹 쥬니어가 나오기를, 제2의 말콤X가 나오기를 기원해 봅니다.
나에게 있어 미국이라는 나라, 우리 민족에게 있어 미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에게 있어 미국은 분명히 타국이라는 점입니다.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지피지기를 위함임을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해방 후 정리되지 못한 친일반민족세력의 청산작업의 뒤에 미국이 있었고, 그것이 아직까지 우리민족의 멍에가 되고 있음을 우리가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미국이라는, 저에게는 아직까지 미지의 대상인 세계속에서 다시 미국을 바라보며 오늘도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2005년 6월 29일
최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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